우리가 세상을 혼자서 살 수 없는 만큼 나의 시간을 함께 나눌 누군가의 존재가 참으로 소중합니다. 더군다나 퇴직 후 시간을 혼자 보내기엔 너무 여유롭습니다. 그렇게 부족하던 시간이 남아도는 날이 내게도 오다니, 참으로 감격스러운 일이지만 어느새 그 시간이 부담스러울 때 함께 나눌 친구가 필요합니다. 퇴직 후 직장동료를 대하는 자세 어려서부터 유치원과 학교들을 단계별로 거치며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해 왔습니다. 생각해보면 어릴 적 친구들은 그 동네에 살았고 그 학교에 다녔기에 만날 수 있었던 지라 우리의 선택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학교를 벗어나면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기도 하고 때로 맘이 통하여 평생의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퇴직 후에 친했던 직장동료들은 어떨까 생각해..
은퇴 후 시간은 새로운 나를 만들어 가는데 집중하려 한다.. 이제부터는 무엇보다 재정적인 부분을 신중하게 고려해야만 하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이룰 수 있는 것들을 찾아야 한다. 묶인 삶에서 탈출하면서 첫 번째로 하고 싶었던 일이 여행이라 슬슬 시동을 걸어본다. 물론 내 통장 사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여행_튀르키예 카파도키아 열기구체험 (adsbygoogle = window.adsbygoogle || []).push({}); 세계여행을 해야지 하는 식의 큰 목표는 아니다. 그저 다른 나라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궁금하다. 그들 속으로 스며들어 그들의 문화를 느끼며 소통하는 여행을 하고 싶다. 그동안 가고 싶은 곳의 위시 리스트를 만들고 있었지만 여행지에 맞춘 ..
퇴직 이후 달라진 일상 중에 하나가 점심시간이다. 직장을 다닐 때는 점심시간이면 항상 우르르 몰려 구내식당을 가거나 주변 맛집을 탐닉하고 다녔었다. '오늘점심, 뭐 먹을까'가 직장인의 행복한 고민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함께 모여 밥을 먹을 수 없었던 기간에도 직장인의 점심시간은 이어졌고 여러 종류의 도시락들이 사무실로 배달되곤 했었다. 직장인의 점심시간 퇴직을 준비하면서 그 곳의 모든 순간이 기억날 것 같지만 다 함께 어울리던 점심시간이 그리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왜 그런 생각에까지 미쳤는지 알 수 없지만 마지막 일 년 동안 함께 지낸 직원들과의 점심시간이 나름 즐거웠었나 보다. 광화문 일대의 맛집을 찾아다니던 시간이 다시 못 올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땐 그랬지. 퇴직 후에도 간간히 점심 약속이..
사흘째 비가 내리고 있다.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이른 아침의 도시에는 줄지어선 차량이 내놓는 불빛과 어우러진 빗방울에 더 선명하게 젖어들고 있다. 저 어둡고 축축하고 도전적인 거리로 나서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너무나 행복하다.오늘도 그곳에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들을, 돌이켜보면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을 일들을 두고 무리를 이루어 서로 경쟁하고 다투고 있을 것이다. 나에게도 한때 너무나 중요했던 순간들이었다. 그땐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시간이 흐르고 흘러 여기에 있다. 애초에 경쟁은 나의 것이 아니었나 싶을 만큼 강건너에서 편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아니, 오히려 그쪽은 아예 신경쓸 겨를도 없이 나의 새로운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은퇴자는 또다른 세계와 마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