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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상을 혼자서 살 수 없는 만큼 나의 시간을 함께 나눌 누군가의 존재가 참으로 소중합니다. 더군다나 퇴직 후 시간을 혼자 보내기엔 너무 여유롭습니다. 그렇게 부족하던 시간이 남아도는 날이 내게도 오다니, 참으로 감격스러운 일이지만 어느새 그 시간이 부담스러울 때 함께 나눌 친구가 필요합니다.
퇴직 후 직장동료를 대하는 자세
어려서부터 유치원과 학교들을 단계별로 거치며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해 왔습니다. 생각해보면 어릴 적 친구들은 그 동네에 살았고 그 학교에 다녔기에 만날 수 있었던 지라 우리의 선택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학교를 벗어나면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기도 하고 때로 맘이 통하여 평생의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퇴직 후에 친했던 직장동료들은 어떨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일로 만난 사이인 만큼 ‘일’이라는 공통점이 없어지면 굳이 연락할 일이 없어지는 사이인 것이 정상이겠지요. 가끔 그 부분을 착각하고 퇴직 후에 전 직장동료들의 연락이 뜸해졌다고 서운해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잘 해줬는데 퇴직했다고 연락을 끊을 수 있느냐고 말합니다.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안 그러는 것이 우리의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어릴 적 친구들도 오랜만에 만나면 공통의 화제가 없어 추억 되씹기만 몇차례 하다가 헤어지는 경우가 있듯 이미 회사를 떠난 우리에게 그들이 공유할 것들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회사생활에 지친 그들에게 선배 챙기기까지 바라는 것은 무리일 것 같습니다. 돌아보면 우리도 그렇게 살아왔으니까요.
새로운 친구만들기
누구에게나 친구는 소중합니다. 퇴직 후에는 특히 같은 취미를 가졌거나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고 무엇보다 함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합니다. 그런 친구는 전 직장이나 학교에서 만난 친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 내가 속한 곳에서 찾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운동을 한다면 함께 운동하는 장소에서, 새로운 취미활동을 위해 배움터에 나간다면 그곳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가서 내 할 일만 하고 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친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낯선 사람에게 먼저 말을 붙이는 것이 참으로 익숙지 않습니다만, 우선 눈이 마주친 사람에게 살짝 고갯짓으로 인사부터 시작하세요. 다음날 또 만나면 이번엔 눈웃음과 함께 인사를 합니다. 그렇게 시작해 얼굴을 익히고 차츰 말을 나누다 보면 아는 사이가 됩니다. 조금 더 발전하면 차 한 잔 나누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 사람과 말이 통한다 싶으면 더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어느새 친구가 됩니다.
여행에서 만난 친구
얼마 전 떠났던 여행지에서 만난 친구가 있습니다. 패키지로 떠난 여행이라 각자 같이 온 사람들과 짝지어 앉아 다른 사람에게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와중에 친구가 된 커플 중에 남자분이 먼저 말을 걸어왔습니다. 흔치 않은 동양여자이고 부인이 태국사람인지라 비슷한 처지에 대한 관심이 보태진 거라 생각합니다.
이들도 퇴직 이후 여행 온 부부였고 나이도 비슷하여 우리와 함께 공유할 것들이 많아서 그런지 편안하게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특히 서로 배려해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30년을 함께 살았다는데도 여전히 신혼부부처럼 세심히 아내를 살피는 남편의 모습이 너무 멋져 보였습니다.
그 후 여행 내내 우리 네 사람은 쭈욱 붙어 다니며 함께 시간을 보냈고 저녁시간에는 호텔 바에서 함께 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헤어지기 전에 왓츠앱으로 서로의 연락처를 나누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습니다. 아마도 다음 여행은 함께 계획해서 갈수도 있을 거라 기대해 봅니다..
아직 만나지 못한 친구를 기다리며
어느새 살아온 날이 남은 날보다 더 많은 나이가 되었지만 퇴직 전까지의 생활은 회사와 그 굴레 안에서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기에 만나는 사람도 그리 다양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더 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남은 날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줄 친구, 아직 만나지 못한 세상의 많은 친구들을 기다립니다.
그들과 함께할 멋진 시간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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