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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일상, 아침 하늘보기

여전히 초보 2024. 6. 15. 15:05

목차



    퇴직 후 일상, 아침 하늘보기
    퇴직 후 일상, 아침 하늘보기

     

     

    퇴직 후 좋은 점 중의 하나는 여유로운 아침시간입니다. 서둘러 침대를 정리하며 출근 준비를 하는 대신, 커피 한잔을 들고 베란다로 나가 날씨를 살피며 하늘을 볼 수 있습니다. 굳이 스마트폰을 뒤적이지 않아도 바로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날씨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퇴직 후 일상, 아침 하늘보기
    퇴직 후 일상, 아침 하늘보기

     

    생각해 보니 예전엔 서둘러 나갔다가 우산을 가지러 오거나 외투를 입지 않아 후회한 적이 많았습니다. 먼저 살펴보고 움직일 여유도 없었던 것이고 전날 들었던 일기예보만 믿고 바쁘게 출근길에 나선 때문이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구름을 보며 이름 짓기를 즐겼던 기억이 납니다. 재미난 모양의 구름들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그리던 풍경화에 자주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굳이 높이 얼굴을 쳐들어 보지 않아도 내가 가는 길 앞에 하늘이 있었습니다. 그 시절의 눈부시던 파란 하늘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어느새 나도 자라고 세상도 발전하면서 도로는 넓어지고 건물들은 높이 올라갔으며 우리의 주거생활도 주택에서 아파트로 빠르게 옮겨 갔습니다. 길을 걸으면 눈앞에 보이는 것은 높은 건물들과 도로를 달리는 차들 뿐입니다. 우리의 삶도 더 바쁘게 변화하면서 서둘러 그 길을 헤쳐 나가야 했습니다.

     

    퇴직 후 일상, 아침 하늘보기
    퇴직 후 일상, 아침 하늘보기

     

    그런 변화 속에서 어느 날부턴가 미세먼지가 우리의 하늘을 가로막고 나섰습니다. 날씨보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상태를 먼저 챙기고 심한 날은 마스크를 껴야만 외출이 편안해졌습니다. 구름도 하늘도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에 가려져 우울한 그림의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베이징의 아이들이 하늘을 회색으로 색칠 한다더니 우리 아이들에게도 머지않아 그런 날이 올까 두렵습니다.

     

    그렇게 하늘은 서서히 잊혀져갔습니다. 구름을 따라가며 뛰놀던 어린아이들은 더 이상 없습니다. 자동차로 유치원이나 학교에 도착하면 교실로 직행하고 미세먼지로 인해 체육활동조차도 어려운 날이 많습니다. 그래서 점차 하늘을 보기가 어려워졌고 하늘을 볼 여유도 없어져 버렸습니다.

     

    퇴직 후 일상, 아침 하늘보기
    퇴직 후 일상, 아침 하늘보기

     

    우리처럼 중국이 가까이 있지도 않고 땅이 넓어 굳이 온 나라에 아파트나 높은 건물을 짓지 않아도 되는 나라로 여행을 다니면서 새롭게 발견한 일은 눈앞에 바로 하늘이 있다는 점입니다. 굳이 머리를 젖히며 노력하지 않아도 내가 가는 길 앞에 하늘이 보이고 어린 시절 함께 놀았던 구름들이 나와 함께 걸어주고 있습니다. 많이 걸어도 가파른 길을 걸어도 맘껏 숨 쉬고 떠들 수 있습니다.

     

     

    가을로 접어든 브리즈번의 하늘은 숨이 막히도록 아름답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이 어쩜 저렇게도 한결같이 맑고 깨끗할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브리즈번 사우스뱅크 근처를 걸으며 찍은 사진들입니다. 브리즈번 강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저절로 만들어집니다. 강가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맘껏 숨 쉬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브리즈번 강가의 가을하늘
    브리즈번 강가의 가을하늘

     

    깨끗한 공기 덕분인지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하얗고 숲은 더 초록초록 합니다. 주말에 나갔던 골드코스트의 하늘을 찍었습니다. 한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관광지인 골드코스트의 가을 모습입니다. 아마추어가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인데도 작품처럼 느껴지는 건 하늘과 구름이 연출한 풍경 덕분이겠지요.

     

    골드코스트 가을하늘
    골드코스트 가을하늘
    골드코스트 가을하늘

     

     

    사우스뱅크에 앉아서 지는 해를 보며 주말의 여유를 즐겼습니다. 깨끗한 가을 하늘 아래 저무는 저녁 햇살이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이제 가을바람이 살살하네요. 

    브리즈번 사우스뱅크의 가을하늘
    브리즈번 사우스뱅크의 가을하늘

     

    분명 자전과 공전을 거듭하는 우주의 법칙에 따라 이 하늘이 그곳에도 있고 이 구름이 또 거기로 흘러 갈텐데 우리의 하늘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맑고 깨끗한 하늘과 공기가 얼마나 귀한 지 절실히 느끼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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